대구시 북구 산격동에 있는 경북대 캠퍼스 보이는 건물은 본관이다. 이재기 기자 잇따른 교수채용 비리로 홍역을 치른 경북대는 최종 교수후보자 수를 2명 이상 선발하는 방식을 도입해 선발과정에서 정실이나 청탁이 개입할 여지를 차단하고 교수 지원자의 인성을 검증할 장치로 AI면접을 시범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채용잡음과 비리로 학교의 명예가 실추된 경북대가 교수 채용제도에 대한 전면 쇄신에 착수했다.
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대는 교수를 새로 뽑을 때 최종면접에 들어가는 후보자를 2명 이상 선발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중이다. 기존에는 학과.학부가 서류.면접.강의심사를 거쳐 1명을 최종 후보로 걸러낸 뒤 총장이 참여하는 최종면접에 올렸다.
경북대 관계자는 "복수 후보를 최종면접자로 추천하는 방안과 관련해 세부기준을 준비중이다"며 "복수 후보가 최종면접에 들어가는 방향으로 바뀌면 총장면접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학과에서 학교발전에 도움이 되고 능력있는 사람을 복수후보로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학연과 인맥이 작용할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경북대 교수채용비리의 패턴을 보면 대체로 교수가 학연.인연으로 아는 지인을 위해 유리하게 심사를 진행하거나 밀어준 사례가 다수이다. 그러나 최종 후보자가 늘어나면 이른바 '지인찬스'로 최종면접에 가더라도 능력이 최종선발의 주요 판단기준으로 작용, 학연.인맥후보가 자연스럽게 걸러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새 총장체제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채용제도개혁이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교수채용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교구성원 의견 수렴과 학장회의, 교수평의회 등 서 너 단계의 관문을 넘어야 하는데 학교 내에서 학과.학부의 권한을 줄이는 방향의 개혁안에 반발하는 기류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대학본부는 개혁안을 놓고 최대한의 설득작업을 편 뒤 오는 8월 교수평의회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사비리로 학교의 명예가 크게 실추됐고 이에대한 개혁여론이 학교내와 동문들 사이에서도 비등한 올해가 개혁안을 추진할 최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경북대 일청담 전경. 이재기 기자 경북대가 채용비리를 근절할 방안으로 추진중인 또다른 방안은 교수채용 전공분야를 넓게 설정해 더 많은 지원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기업회계'로 세부영역을 미리 정하기 보다 '회계일반'이나 '신소재일반' 등과 같이 포괄적으로 전공분야를 제시함으로써 특정 전공자에게 유리한 상황을 미연에 막겠다는 취지다.
이와함께, 이번 개혁안에 교수채용시기를 1개월 앞당기는 안과 외국의 우수한 학자를 교수로 초빙하기 위해 1년에 걸쳐 교수를 뽑는 슬로우트랙(SLOW TRACK)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경북대는 직전해 9월 교수채용을 시작해, 채용공고→지원서접수(1달)→서류심사→학과로 서류송부→전공적격.논문심사.공개강의→최종면접의 과정을 거쳐 교수를 채용하는데 5개월이 걸렸지만 이걸 4개월로 단축해 타대학과 일정을 맞출계획이다.
대학측은 공개강의와 최종면접 사이에 AI면접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다. 경북대 관계자는 27일 CBS인터뷰에서 "AI면접은 사전인터뷰가 아니라 인적성테스트의 일종으로 학교에 교수로 오시는 분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어떤 인사정책을 펼지 등에 참고하기 위한 참고용 정도로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경북대는 현재 수도권 한 업체와 협력해 AI면접을 시험 가동중이며 3개 업체의 툴을 적용해본 뒤 최종안을 확정 인사제도에 편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AI를 교수채용에 적용중인 대학은 2~3개 대학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