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문화예술 컨트롤타워 신설에 술렁이는 지역 문화기관

대구 문화예술 컨트롤타워 신설에 술렁이는 지역 문화기관

지역 공공기관 구조개혁안. 대구광역시 제공 지역 공공기관 구조개혁안. 대구광역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의 공공기관 구조개혁이 본격화하면서 지역 문화예술기관이 술렁이고 있다.

공공기관 통폐합 계획에 따라 조직 개편 대상에 포함된 시 산하 6개 문화예술기관 수장들의 거취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홍 시장은 지난달 인수위원회를 통해 공공기관 구조개혁 일환으로 가칭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을 새로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화, 공연, 전시, 축제, 관광 등 지역 문화예술의 전반적인 분야를 종합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이처럼 지역 문화예술 분야 총망라하는 컨트롤타워 기관을 신설해 관련 기관들을 흡수 운영한다는 방침에 따라 큰 폭의 조직 개편이 불가피하다.

당장 변화가 예고된 기관은 대구콘서트하우스다.
 
임기가 내년 2월까지인 대구콘서트하우스 이철우 관장은 대구시로부터 사직원 제출을 통보받았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 4일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설립 전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를 문화예술회관의 하부 조직으로 통합 관리하는 방안이 담긴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조례 개정을 통해 정관이 개정되면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 등 개방형 직위는 조직 개편이 될 경우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다.

이처럼 대구시는 시 산하 문화예술기관 중 시 사업소에 대한 조직 개편에 이어 출자출연기관 대상 개편 작업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문화예술기관 중 시 사업소는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 등 3곳이다.

나머지 3곳은 대구문화재단과 대구관광재단,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재단법인 형태의 기관이다.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시 산하 사업소인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을 흡수해 운영한다.

또 대구문화예술회관 직속기관인 방짜유기박물관, 대구근대역사관, 대구향토역사관도 대구문화예술진흥원에 포함된다.

또 대구문화재단과 대구관광재단, 대구오페라하우스재단을 통합한다.

문화, 관광, 복지 분야에 대한 시민 수요가 확대되면서 공공기관이 분야별로 난립하는 데 따른 기능 중복, 방만 경영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 산하 사업소인 대구콘서트하우스가 문화예술회관의 하부 조직으로 통합되는 조례가 입법예고된 상태라 관장에게 인사 관련 통보를 한 것"이라며 "나머지 사업소 기관의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발족하면 나머지 산하기관에 대한 조례도 개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공공기관 구조개혁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자 지역 문화예술기관엔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충분한 논의 없이 개혁안이 성급히 추진되면서 자칫 문화예술기관들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문화예술기관 한 종사자는 "가칭 진흥원이 설립되면 각 기관들이 본부 형태로 포함된다고 들었다"며 "문화예술 분야라는 개념에 포함되긴 하지만 각 문화기관마다 성격이 같을 수는 없다. 운영면에선 차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 문화기관이 오랜 기간 공들여 만든 각자의 분야와 장르의 색깔이 희석될 수 있는 상황도 문제로 제기된다.

지역 문화단체 한 관계자는 "각 기관에서 10년 넘게 준비하고 키워온 각종 프로그램과 축제 등이 이제 빛을 발하는 시기가 됐다"며 "그런데 이번 개편으로 독자적인 영역이 흔들릴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 문화기관 종사자는 "지역에서 예술이 가지는 힘이 굉장히 크다"며 "예술인도 중요하지만 기관 종사자인 예술경영인들의 역량도 중요한 만큼 이 부분을 고려해 조직을 잘 정비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 관계자는 "이번 공공기관 개혁안의 목적은 시민 세금을 낭비하지 않도록 중복 기능의 기관을 정리한다는 취지인데 결국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것"이라며 "인건비 부분도 합리적으로 정리가 잘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시는 "분산된 문화예술 기능들을 한곳으로 모아 문화와 예술, 관광 간 시너지 창출을 도모하고자 한다"며 "다만 문화예술 각 분야를 하나로 통합하되 장르별 특성과 전문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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