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거천.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대구 팔거천 빙판 위에서 놀던 초등학생이 물에 빠져 숨진 사고와 관련해 대구 북구의 책임이 있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4일 성명을 내고 "팔거천 아동 익사 사고는 북구청의 전시행정이 빚은 인재다. 북구청은 그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단체와 북구에 따르면 북구는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팔거천 3단계 재해예방사업을 추진하면서 팔거천 하류에 가동보를 설치해 하류에서 모은 물을 상류로 끌어올리도록 했다.
갈수기인 겨울철 하천 수위가 낮아짐에 따라 악취가 발생하고 동식물의 서식이 어려워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이 때문에 50cm~1m이던 사고 지점 인근 하천 하류 수위는 최대 1.8m까지 높아졌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갈수기인 겨울철엔 하천 수위가 1m에 못 미치는 것이 대부분인데 보를 만들어 채워진 물은 1m를 훌쩍 상회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의 경우 얼마든지 사고가 날 수 있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또 "재해예방과 전혀 관계가 없는 공사"라며 북구가 목적에 어긋나는 공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북구는 "고인 물에서 악취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등 하천 환경 정비와 수달과 같은 천연기념물 생태계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업이었다"고 해명했다.
안전 사고와 관련해서도 "가동보 인근에 안전 펜스와 '하천에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주의를 줬고 구명함을 구비하는 등 사고 대비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대구 북구 팔달동 팔거천 빙판 위에서 초등학생 4명이 놀던 중 얼음이 깨져 4명이 모두 물에 빠졌고, 이 중 1명이 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